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집계한 자살시도나 자해를 한 학생 수다. 교육청은 같은 기간 자살 학생 수는 940명으로 파악했다. 자살시도·자해를 한 학생이 자살 학생보다 34배 가량 많았던 셈이다.
자살시도·자해로 이미 위기 신호를 보냈던 학생은 자살 학생 수보다 수십배 더 많은 사실이 확인됐다. 위기 학생을 사전에 감지하고 자살시도·자해 학생이 위기에 처한 원인을 파악하려는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1년 1월~올해 6월 기준으로 취합한 학생 자살·자살시도·자해 현황을 보면, 4년 6개월간 하루 평균 학생 19.37명이 자살시도나 자해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17개 시도교육청이 각 학교에서 보고받은 행정데이터를 통해 산출한 수치다.
대부분 지역에서 자살시도·자해를 한 학생 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서울을 보면 자살시도 학생은 2021년 180명에서 2024년 677명으로 꾸준히 늘어나 3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경기의 자살시도 학생 수도 2021년 179명에서 2024년 646명으로 증가했다. 전남에선 자살시도·자해를 한 학생이 2021년 229명에서 지난해 564명까지 늘어났다.
자살시도·자해 학생은 자살 학생보다 수십배 더 많았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파악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은 40명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자살시도(677명)와 자해(579명)를 한 학생을 합치면 자살 학생의 30배에 달한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자살 학생(63명)보다 자살시도(646명)나 자해(1170명)를 한 학생 수가 각각 10배, 19배가량 많다.
자살 학생 중 사망 전 1년 이내 자살시도나 자해를 한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살시도·자해 학생에 더 주목해야 한다. 교육부의 2024년 학생자살사망사안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자살 학생 10명 중 1명(10.9%)은 사망 전 1년 내 자살시도를 했다. 자살 학생이 사전에 자해 시도를 했던 비율도 2022년 17%에서 지난해 18.6%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20명에 가까운 자살시도·자해 학생 수마저도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크다. 학교가 파악하지 못했거나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사안,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사례까지 고려하면 위기에 놓인 청소년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학생 5만5000명을 표본으로 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선 지난해 중·고교생 2.8%가 ‘12개월 내에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고민정 의원실이 취합한 자료에선 지난해 서울시 중·고교생의 0.27%만이 자살시도·자해를 한 학생으로 집계됐다.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 주요 원인으로 학업 스트레스와 과도한 경쟁이 지목되곤 한다. 지난달 1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13년째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고, 그 이유가 입시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올해 6월 서울의 한 학원 건물에서 고교생이 투신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뒤, 학원 건물에 성적 경쟁을 부추기는 현수막이 걸렸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학업 스트레스’가 학생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교육청은 학원가의 성적 서열화 마케팅 점검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달랐다.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위기 사안이 발생한 학교 관계자와 상담교사 40명에게 물어보니, 학생들의 자살·자해를 ‘학업 스트레스’ 같은 단일 원인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 청소년들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경쟁교육과 대입에서 느끼는 고통이 분명 크지만, 학업 스트레스가 자살·자해로 이어지는 과정의 복합적 요인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10년차인 김민성 상담교사는 “학업에 대한 부담이 분명 있지만 이는 표면화된 계기”라고 했다. 그는 “아이가 자살을 고민하는 건 가정에서의 고리나 친구와의 신뢰 관계, 자기 능력에 대한 불신 등 여러 요소가 무너져 내린 결과”라고 했다. 서울 내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정유선 교사도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대상만 있어도 자살 시도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며 “현장에서 볼 땐 가정이나 또래 관계에서 정서적 교감이 잘 이뤄지거나 일상생활 관리의 영향도 커 보인다”고 했다.
‘학업 스트레스’로 똑같이 뭉뚱그려지더라도 이면에 결이 다른 여러 의미가 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진로 문제나 생활 전반을 두고 자신과 타인을 비교할 때 입는 상처도 학업 스트레스로 여겼다.
지난해 자해를 한 적이 있다는 서울의 중학교 3학년 A양은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 상담실을 자주 찾았다고 했다. 자해를 하게 된 계기를 묻자 A양은 “부모님과 갈등”을 언급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두고 부모님과 의견 차이로 받는 스트레스가 컸다. A양은 “성적이 낮은 건 나 스스로 인정할 수 있다. 힘든 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거나 차별할 때”라며 “엄마가 ‘친구 아들은 100점 맞았다’라며 비교할수록 상처받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올해 학교에서 학생 2명이 자살했다는 고교 1학년 B양은 “선생님들이 반마다 성적이 높은 3명만 따로 불러서 상담을 해주는 식으로 차별하는 게 누가 봐도 느껴진다”며 “학교에서 성적을 갖고 차별하고 건드리니까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했다.
청소년 자살 문제를 하나의 원인으로 단정짓기보다는 불안, 자아존중감 저하 또는 부모·가족·또래 관련 원인 등 여러 상황을 복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2021년 청소년 자살 원인 탐색 연구를 맡은 서고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 자살은 성인 자살과 원인이 다르고 우울감이 표출되는 양상도 다를 수 있다”며 “학업, 가정문제, 또래문제, 호르몬 문제 등 여러 요인에 대한 복합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매년 자살 위기 학생을 조기 발견하고자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 1·4학년, 중등 1학년, 고등 1학년이 대상이다. 학교에서 1차로 온라인 검사를 실시하면 학교가 유형을 확인해 일반관리군, 우선관리군, 자살위험군 등을 구분한다.
그러나 이 검사로 자살 징후를 포착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를 막아내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자살 학생 중 정상군은 67%였던 반면 관리군은 20%에 그쳤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3학년 학생이 생을 마감했다. 학교 출결이나 또래 관계에서 부적응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자살에 학교 구성원들의 충격이 더해졌다고 한다.
청소년기 특유의 또래 문화나 특성은 검사지로 포착해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자해에 흔히 사용되는 도구가 SNS에서 유명 밈처럼 공유되거나 ‘우울 전시’라는 키워드로 불리는 현상을 대다수 학교에선 파악하지 못한다. 고1 C양은 “친구들이 ‘죽고 싶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며 “지각을 했든 인간관계가 안 풀리든 ‘그냥 긋고 죽을까’ 식으로 표현할 때가 많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데 이런 고민을 이야기할 곳이 없다”고 했다.
위기 학생을 파악하려고 하지만 사각지대가 넓다. 위기군 선별을 낙인처럼 느끼는 학생들이 솔직한 응답을 피하기도 한다. 한번 관심군으로 선별되면 월 1회 이상 받는 정기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학생들은 이 자체를 낙인처럼 인식하기도 한다. 중학교 3학년 D양은 “검사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상담 결과가 집으로 날라오고 수업 대신 위클래스(학내 상담실)로 끌려간다”며 “수업 한 교시를 전부 빠지면 친구들이 상담받는 걸 다 알게 되는데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정신병 있는 거 아니냐’며 안 좋게 본다”고 했다.
상담교사들은 중·고교생 대상 특성검사 질문지에 한계가 있어 위험군 학생 포착이 어렵다고도 했다. 특성검사 질문지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이라도 심각하게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등 직접적으로 자살 시도 의사를 묻는다. 김민성 교사는 “고등학생 정도 되면 자살 생각을 충분히 숨길 수 있다”며 “검사에 교차검증 문항이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문항들이 들어가야 한다. 위기도 관련 문항도 늘려야 정밀하게 위기 학생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살 시도를 묻는 질문엔 솔직히 답할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문항 설계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채민정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연구원은 “청소년 범죄율을 조사할 땐 ‘내 친구들 중에 이런 친구가 있다’ ‘주변을 둘러봤을 때 이러한 친구가 있다’는 문항을 넣기도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자살시도·자해 건수가 급증하고, 실제 목숨을 끊는 학생도 적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기록과 원인 분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학생들이 자살·자해를 시도하는 원인을 추정하는 경로는 학교가 교육청에 제출하는 사안보고서뿐이지만, 이마저도 집계 방식부터 교육청마다 달라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 강원·인천교육청은 자해 현황을 자살시도 현황과 합쳐 집계한다. 대전교육청은 “자해와 자살시도를 별도 구분한 통계는 부존재”한다고 했다.
사안보고서 작성이 대부분 교사 한 명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학생의 가정환경이나 학교생활, 자살시도 직전 사건 등을 총체적으로 담아내기도 어렵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계를 하더라도 공란으로 들어오는 정보가 많다”며 “특히 자살 사안은 사후에 학교 구성원들이 원인을 짐작해서 제출하는 형태라 정확도를 충분히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사안보고서나 위기관리위원회 등의 절차가 원인 파악보다는 책임 소재 가리기에 쏠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살(시도)·자해 사안 발생 당일 학교가 교육청에 제출하는 경위서 양식을 보면, 사건 개요뿐 아니라 학생 자살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와 자살예방교육 추진실적 등을 작성해야 한다. 자살로 사망한 경우 사안보고서엔 사건 전후로 위기관리위원회를 모두 열었는지, 언론과 접촉이 있었는지 등을 기재하도록 한다.
학생 지원이 제대로 됐는지 점검하기 위한 절차지만 현장에선 매뉴얼을 모두 지켰다는 증거를 남기기 급급하다고 했다. 대구·부산 등 지역은 자살 사안이 발생하지 않아도 학교 위기관리위를 매달 열도록 한다. 응급 회의를 상시적으로 열다보니 자해의 전후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상담보다 보고가 우선시 될 때도 있다. 대구 고교에 다니는 권태형 상담교사는 “학생의 위기 상태를 숙고하지 않고 비자살성 자해를 포함해 일괄적으로 보고만 올리는 구조가 생겨버렸다”고 했다.
사안의 맥락이 자의적으로 생략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자살 사안이 가정에서 발생했다면 사건 직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소극적으로 기술해 학교 책임은 줄이는 식이다. 부산의 7년차 상담교사E씨는 “사안보고서를 있는 그대로 쓰고 싶어도 자살·자해의 소지가 학교 안에 있으면 학교 관리자가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복합적인 원인 파악을 위해선 자살 청소년 대상 심리부검 도입부터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교육부가 2022년까지 진행했던 자살 학생 심리부검은 예산 부족으로 중단됐다. 보건복지부가 시행 중인 심리부검은 성인을 대상으로 해 청소년은 제외됐다. 고민정 의원은 “매년 수백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수천명의 학생이 죽음까지 생각하지만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자살 학생에 대한 심리부검, 자해 학생의 심리 상담과 분석을 더 지체해선 안 된다”고 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자살·자해를 시도하는 이유부터 이해하려 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10년 안에 자살률을 40% 낮춘다는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감도 최근 5년 이내 학생 자살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이사는 “청소년 자살·자해를 숫자에 집착할수록 사안 보고를 오히려 피하게 될 수 있다”며 “청소년의 고통을 먼저 경청해야 학생들도 감춰둔 문제를 꺼낼 수 있는데 줄이겠다고만 하면 더욱 숨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23년 12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에 관한 선언이 발표된 이후 이를 둘러싼 정계·학계·언론계의 많은 논쟁의 핵심을 먼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조국통일이라는 선대의 기조를 과감히 접은 김 위원장의 결단은 체제경쟁의 실패를 인정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고육지계라고 보는 분석이 있다. 이런 분석으로부터, 흡수통일 이외에 어떤 다른 길이 없으므로 지금보다 더 정교한 대북 통일 공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다. 이에 대한 비판으로 한반도에 두 국가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적대적이 아니라 평화적인 관계로 발전시키는 데 계속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러한 두 갈래 주장의 주안점은 다 같이 한반도 내부의 변화에 놓여 있지만, 국제정치적 역학에 나타나고 있는 큰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적대적 두 국가론의 배경에는 ‘신냉전’이라는 국제정세에 대한 북의 판단이 깔렸다. 냉전체제 붕괴 이후 국제질서를 좌지우지했던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막을 내리고 이미 다극체제가 등장했으며 이런 변화의 중심에 중국을 비롯한 이른바 ‘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사우스’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확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은 우선 모든 역량을 강화해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통해 체제 수호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 남측의 개입이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한다.
한 영토 안에 두 주권국가가 공존하는 것을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영토주권의 배타적 특성 때문이다. 한 영토 안에서 서로 싸우는 두 정치 세력 가운데 스스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고 판단하는 쪽은 대체로 두 국가론에 반대하고,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편은 이를 찬성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두고 1993년 오슬로 협정에서 도출된 두 국가 해법이 그러한 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 내놓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20개 조항 가운데 팔레스타인 국가 성립의 과도기적인 가능성에 대한 짧은 언급은 있지만, 고전적인 의미에서 자주독립 국가 팔레스타인을 전제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선 어떤 명시적인 조항도 없다.
한국과 독일의 운명 동일시 곤란
이와 달리 원래 하나였던 국가가 둘로 갈라졌음에도 평화스럽게 공존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체코와 슬로바키아 같은 사례도 있다. 나폴레옹 전쟁으로 신성로마제국이 무너지고 나서 성립한, 오스트리아가 주도한 독일연방(1815)에서 새롭게 부상한 프러시아는 오스트리아와 벌였던 ‘형제의 전쟁’(1866)에서 승리하고 마침내 1871년 독일제국을 탄생시켰다.
이후 오스트리아는 독일 정치에서 제외됐고 다민족 국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남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스트리아 공화국이 탄생했으나 생제르맹 조약(1919)에 의해 독일과의 합병은 금지됐다. 1938년 나치 독일에 의해 점령된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한 부분이 됐다. 1945년 패전과 더불어 연합국에 의해 통치됐다가 1955년 국가조약에 따라 영세 중립국이 됐고 1995년에는 유럽연합에 가입했다. 이처럼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이혼·재결합을 경험했지만, 오늘날 독자적인 정체성을 지키며 이웃 독일과 평화롭게 지낸다.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해체되면서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이 탄생했다. 같은 슬라브어권에 속하지만, 독일과 가까워 산업화가 빨랐던 체코와 달리 헝가리와 인접한 슬로바키아는 상대적으로 농업적 구조를 가졌다. 1938년 뮌헨 협정으로 나치 독일에 병합되면서 사라졌던 체코슬로바키아는 1948년 소련의 영향 아래 사회주의 공화국 체코슬로바키아가 되었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이 좌절된 후 체코와 슬로바키아 사회주의 공화국은 연방국가가 됐으며 동유럽 사회주의의 몰락을 알린 1989년까지 존속했다. 이때 이 두 국가는 미래에 대해 서로 다른 지평을 열었다. 체코는 조속한 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하는 중앙집권적인 국가를, 슬로바키아는 완만한 개혁과 민족적인 정체성을 강조한 연방국가를 원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큰 충돌 없이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두 국가로 새롭게 출발, 2004년 동시에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됐다.
‘합의 이혼’식의 두 국가 성립 과정은 다민족국가였던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면서 벌어진 민족 간의 대규모 유혈 참극과 비교되면서 평화스러운 ‘벨벳 이혼’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우리 분단과 통일 문제의 맥락에서 동서독의 두 국가 성립, 갈등 그리고 통일처럼 자주 논의되는 나라는 없다. 오스트리아,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의 진원지였던 독일의 주변부에 있는 나라로서 이혼과 재결합의 복잡한 과정을 겪었지만, 안정된 결말을 보았다. 그러나 일제 식민지로부터 해방됐지만, 강대국에 의한 분단으로 이어지면서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경험한 한반도의 운명을 나치 독일의 패망 후 독일 땅에 성립된 두 국가의 운명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그동안 서독은 남한, 동독은 북한이라는 전제로부터 얼마나 많은 오류를 낳았는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마찬가지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다. 동독이 1974년 헌법 개정을 통해 ‘독일 민족’이라는 개념을 털어내고 ‘사회주의 독일국가, 사회주의 민족’이라고 규정한 것에 빗대어 북도 이제 비슷한 논거로 민족 개념을 포기하려고 한다는 주장이 있다. 동서독을 막론하고 독일은 민족이라는 개념이 안고 있는 원죄적인 무게 때문에 오랫동안 민족 문제 공론화를 주저했다. 일제와 미제와의 투쟁을 자기 정체성의 뿌리로 보는 북이 하루아침에 민족 개념을 버리고 동독처럼 ‘두 국가, 두 민족’으로 돌아섰다는 성급한 주장은 동독과 북한 사회주의의 성립 배경의 차이를 무시하고 있다.
갈라지든 합치든 비극은 없어야
공통의 언어, 문화, 역사적 정체성을 매개로 성립된 공동체를 뜻하는 민족과 일반적으로 영토, 국민, 국제법상 인정된 주권을 가진 정치적 실체인 국가의 내용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한민족의 성원이지만 대한민국 국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민 아니면 독일 시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독처럼 적대적 두 국가론이 헌법 개정을 통해 확정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민족’과 같은 개념이 등장할 수 있겠지만, 이는 아직 추론에 지나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20~2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13차 회의에서 “우리는 명백히 우리와 한국이 국경을 사이에 둔 이질적이며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면서 “적대국과 통일을 논한다는 것은 완전한 집착과 집념의 표현일 뿐이며 그렇게 고집한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 발언도 두 개 국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만, 두 민족에 관한 내용은 아니다.
그렇다면 1991년 체결돼 나름대로 ‘6·15 남북공동선언’(2000)과 ‘9·19 평양 공동선언’(2018) 같은 긴장 완화의 이정표를 마련했던 ‘남북 기본합의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합의서는 1972년 동서독 간의 ‘기본조약’처럼 두 국가인 서독과 동독 간의 조약은 아니었고 하나의 민족으로서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통일을 지향한다는 선언적 성격이 강했다. 따라서 국내외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부침을 겪다가 법적으로 폐기되지는 않았지만 사문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은 그동안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관성적으로 이끌어온 통일의 규범이나 이상과 현실의 관계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라고 요구한다. 이는 현행 헌법이 규정하는 영토 조항(“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과 평화통일 조항(“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이 담고 있는 통일국가의 정체성과 한반도의 북쪽에는 통치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의 엄연한 모순을 다시 묻게 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 조사 2024’도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조사에서 통일보다는 분단을 선호하고 북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비율이 높아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념보다는 현실을, 공동체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의도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공리주의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현실의 반영이라고 생각된다. 하나의 국가가 둘로 갈라지고, 또 두 국가가 하나로 되는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것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든지 이의 결과가 비극과 재앙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교훈도 함께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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