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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프랑스 칸, 독일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 섬에서 성대하게 개막했다. 한국 영화로는 13년만에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을지 관심을 모은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으로는 이탈리아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라 그라치아>가 상영됐다. 이 영화는 임기 말에 접어든 이탈리아의 대통령이 두 건의 사면과 안락사 합법화를 두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배우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턴 등이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독일의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은 이날 개막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헤어초크 감독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빔 벤더스 등과 함께 1970년대 ‘뉴저먼 시네마’를 이끌었던 대표 작가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으로부터 상을 받은 헤어초크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영화는 나의 삶 그 자체였다.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개막식 레드카펫에 앞서 반전 단체 회원들은 “팔레스타인 해방” “학살을 멈춰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30일 보다 대규모의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영화인으로 구성된 한 단체는 영화제 측에 이스라엘을 공개 비판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군 폭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있지만, 영화제 측은 공식 입장 표명을 하지는 않았다.
관심은 <어쩔수가없다>의 황금사자상 수상가능성이다. 영화는 한때 삶에 만족하던 회사원이 해고를 당하면서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쩔수없다>가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는다면 2012년 <피에타>(김기덕 감독) 이후 13년 만의 쾌거가 된다. 박 감독은 지난 19일 제작보고회에서 “한국 영화가 오랜만에 간다는 것, 경쟁부문에 오랜만에 간다는 것 그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일단 영화가 처음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공식 상영이 프라임타임으로 불리는 금요일 밤(29일) 저녁 시간에 배치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상영시기가 수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객과 영화인들이 가장 몰리는 황금시간대에 상영된다는 자체가 베니스가 <어쩔수가없다>에 주목하고 있다는 증거로 읽힌다. 실제로 2023년 영화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감독의 <가여운 것들>이 영화제 금요일 프라임타임에 상영됐고, 이 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어쩔수가없다>가 황금사자상을 받는다면 침체에 빠진 국내영화계에도 자극이 될 수 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 영화가 상을 받지 못했고, 칸영화제에는 한국영화가 공식 경쟁 부문에 초정받지 못했다. 게다가 연이은 대작 영화들의 흥행실패 등으로 국내 영화 제작사와 극장가도 침체에 빠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쩔수가없다>의 수상은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경쟁작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올해 경쟁 부문 초청작은 21편인데, 이전에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감독만 세명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를 리메이크한 <부고니아>로 2023년에 이어 수상을 노리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셰이프 오브 워터>(2017년), <구름 아래에서>의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은 <성스러운 도로>(2013년)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 있다.
<프랑켄슈타인>과 <제이 켈리>(노아 바움벡 감독)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등 거장이 만든 넷플릭스 영화 세 편이 경쟁 부문에 포함된 것도 관심이다. 극장 상영 규정을 앞세워 OTT영화를 초청 대상에서 배제한 칸영화제 등과 달리 베니스는 주요 감독들이 넷플릭스의 넉넉한 지원 아래 만든 작품들을 수용하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가 제작한 <로마>(알폰소 쿠아론 감독)는 2018년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영화 <사이드웨이> <디센던트> <바튼 아카데미> 등을 만든 미국 감독 알렉산더 페인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영화제는 리도섬 일대에서 11일 동안 열리며, 황금사자상 등 주요 부문 수상자를 가리는 시상식은 다음달 6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5 서울뷰티위크’를 찾은 인플루언서들이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30일까지 열리는 서울뷰티위크는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며 최신 뷰티 트렌드와 첨단 기술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영국, 프랑스, 독일 유럽 3개국(E3)이 이란에 대해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을 발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E3가 이란에 대한 제재 재개 계획을 28일 통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3는 이란이 2015년 체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스냅백 메커니즘을 발동하겠다고 했다. 스냅백은 JCPOA의 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스냅백 조항의 근거가 되는 안보리 결의안 2231호는 발효 10년이 되는 오는 10월18일 만료되는데, E3는 이를 연장하기 위해 새 결의안 추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은 E3가 당시 미국의 행동에 동참했다며 스냅백을 발동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냅백 조항이 발동되면 30일 후 이란에 재래식 무기의 수출입 금지, 탄도 미사일 생산 제한, 자산 동결 및 비자 발급 금지 등 광범위한 제재가 복원된다. 제재가 복원될 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인 5개국이 모두 동의해야 제재에 관한 해제가 가능하다.
지난달 E3 외교장관들은 이란이 8월 말까지 미국과의 회담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을 재개하지 않고, 이란이 보유한 400㎏의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스냅백을 발동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란과 E3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핵 협상 후속 회담을 재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란은 IAEA와의 협력을 일부 허용한 상황이다. 라파엘 그로스 IAEA 사무총장은 전날 IAEA 사찰단이 이란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이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피해를 본 핵농축 시설에 관한 사찰을 허용할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은 IAEA 사찰단을 추방하고 이들의 재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디언은 “이번 결정은 이란과 서방 간 관계에 최악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봤다. 이란 외교부는 유럽이 제재를 복원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시의 여름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는 태양에너지를 흡수하고 콘크리트 빌딩은 바람을 막아 ‘열섬현상’을 일으킨다. 무더운 여름 도시민의 일상에서 가로수 그늘은 가장 가까운 피난처다. 서울연구원 연구(2022)에 따르면 가로수 그늘이 주변 사물의 온도를 15.4도 더 낮춰주지만, 봄철 무분별한 가지치기로 여름철 그늘을 만들지 못하는 가로수도 많다. 우리 동네 가로수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
3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 모임공간에서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60여명의 시민이 모여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2025년 가로수 계획을 검토했다. 각 자치구 주민들은 2~3명씩 조별로 자기 지역의 가로수 계획을 검토하고 가로수 조성·관리사업의 사업기간·위치·대상·근거 등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자치구는 광진구와 관악구였다. 100점 만점에 각 53점, 51점을 받았다. 광진구 가로수 관리계획은 “꼼꼼하고 구체적이지만 실행과 사후관리계획은 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악구 주민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관리계획이 두툼하고 관리현황 사진도 풍부해 현장 중심 사업을 벌이는 것 같”지만 “사업 근거와 사후관리 계획이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50점 이상 점수를 얻은 곳은 두 곳뿐이다.
최저 점수를 받은 곳은 중구다. 두 개 조가 각각 8점과 14점을 줘 평균 11점을 받았다. 한 중구민은 “사업 기간이나 관리사업 대상, 방법, 근거 등이 모두 없었다”며 “공개된 자료 자체가 너무 짧아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했다고 했다.
중구가 공개한 자료는 공고문을 포함해도 3장에 불과하다. 동대문구(60장), 용산구(56장), 은평구(54장)에 비하면 현저히 적었다. 동대문구, 용산구 등의 계획은 주요 구역의 현황 사진과 유형별 가지치기 계획 등 구체적 내용과 그림을 첨부해 이해를 도왔지만 중구는 관련 사업 건수와 예산 등만 언급했다.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지역의 가로수 계획에 대해 사업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사업시행 일정이 너무 포괄적이며, 장기적 시각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명시된 경우에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약한 가지치기’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제론 나무를 5ｍ 이상 잘라내는 ‘강한 가지치기’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는 관행도 발견됐다. 서대문구, 은평구 등은 모두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를 베어내고 은행나무, 배롱나무, 이팝나무 등을 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양버즘나무는 봄철 꽃가루가 날리고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수종 교체 대상이 됐다. 한 서대문구민은 “서대문구는 수많은 양버즘나무를 없애겠다는 장기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그 두꺼운 나무를 어떻게 뽑아낼지, 언제 할지 계획이 없어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25개 자치구 중 지난 5월30일 기준 올해 가로수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고하지 않은 자치구가 10곳이었다. 단체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이후 고시한 곳이 6곳이다. 강서구·동작구·양천구는 아직도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해민 서울환경연합 도시생태팀 활동가는 “법령 위반”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며 각 지자체장은 올해부터 매년 가로수 조성·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각 지자체는 이 계획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하도록 했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도시생태전문위원은 “가로수는 동네에서 늘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연이자 친구이며 불볕더위 속에서 그나마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버팀목”이라며 “가로수는 도시의 얼굴이자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잣대”라고 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날 시민들이 작성한 평가서와 의견을 각 자치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콘스탄틴 막오른 베니스 영화제···박찬욱 ‘어쩔수가없다’ 수상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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